살면서 불꽃 놀이를 많이 본 적 없는데 최근 들어 불꽃놀이를 봤습니다. 정말 심장박동이 올라가고 가슴이 뛰더군요. 땀을 흘릴 수준이였는데 이 정도로 짜릿한 경험은 처음이였습니다. 그럼 저는 불꽃 놀이를 어디서 봤을까요..?
!!!!!!바로 화장실입니다
평화롭게 샤워중이였는데 화장실 멀티탭으로 들어오는 전원 선이 쇼트가 발생하면서 파바박! 그것도 한 두번이 아니라 4콤보로요 ㅎㄷㄷ. 진짜 놀랐는데 집에 누전 차단기가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옆에서 불꽃이 마구 튀는데 단순한 연소도 아니고 전기로 튀는거라 물을 뿌릴 수도 없고 참 공포스러운 경험이였습니다.
제가 집에 자고있을때는 집이 불에 타버리더니 정말 살다보니깐 많은 경험을 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나쁜쪽으로요.. ㅡㅡ
https://pgh268400.tistory.com/759
4개월쯤 전, 장마철에 두꺼비집이 내려갔었는데 차단기 연식이 무려 1994년이라 맛이 가버린 거 같습니다. 집 지을때 공사한 뒤로 한 번도 건든적이 없다 이거죠. 아예 작동을 안하는건 아니고 어떨땐 제대로 작동하고 어떨땐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교체한다고 메인 배선용 차단기 1개랑 누전 차단기 3개를 사놨었는데 누전 차단기 3개는 그냥 메인 차단기 1개 내리고 바꿔서 작업한다 쳐도 메인 차단기는 주택 밖에서 전선이 들어오는거라서 저희 건물 집주인한테 전기좀 내려달라고 부탁해야 하는데 귀찮아서 안하고 있었습니다.
어쨌건 시간 나면 집에 누전 차단기는 꼭 교체해야 할 거 같네요.
글로만 화장실 쇼트났다 하면 이해가 잘 안갈거 같아서 첨부한 이미지입니다. 저기 빨간색 부분에서 쇼트가 발생했고 그거때문에 나무 부분 탄쪽 보이시죠? 화장실에 활선이 하나 들어와서 그걸 2갈래로 분배해서 멀티탭 2개가 사용되고 있었는데 저 2갈리 분배한 부분이 납땜을 견고하게 해둔것도 아니고 그냥 선만 꼬아둔 상태서 검정테이프질을 해놨습니다.
정확히 쇼트가 발생한 원인은 사실 모르겠는데 2가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검정 테이프질을 해놨는데 선이 2갈래로 나가다보니깐 틈이 생겼고 거기에 물이 들어가서 쇼트난 경우 (220V로 들어오는 2선 모두 수축 튜브 같은걸로 작업이 안되어 있고 단순히 검정 테이프로만 감겨 있어서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는 최근에 헤어드라이기를 2200W짜리, 220V 사용 기준으로 10A 대전류를 먹는 좀 쎈놈으로 바꿨는데 화장실에 이미 사용중인 온열기구 2개랑 함께 사용하다보니 전선이 녹았다던가, 열받아서 검정 테이프가 녹았다던가 하는 이유
이렇게 2개가 유력한 원인으로 보입니다.
뭐가 됐던 화장실은 물이 필연적으로 튀는 공간이고 습하기도 해서 감전 위험이 항상 존재하는데 이렇게 허접하게 시공되었단게 참 안타깝네요. 검정 테이프는 감을때 힘을 잘 주면서 요령을 가지고 감지 않으면 풀리고, 또 온열기구 + 헤어드라이기를 사용하면 열이 발생해서 납땜 까지는 못해도 수축튜브 작업 정도는 들어갔어야 하는데 이런 업보들이 쌓여서
몇 년만에 업보가 터져버렸네요. 일단 화장실에서 비데랑 온열 기구는 써야 하니깐, 탄 부분 전선은 전부 제거하고 튼튼한 전선으로 교체 + 오래되서 먼지 잘 유입되는 허접한 멀티탭도 쌔걸로 + 마지막으로 최근에 사놓은 감전 방지용 고감도 누전차단기까지 달아서 안전에 안전으로 재공사를 해보겠습니다.
작업 시작
이게 글로만 적으면 분량이 몇 장 안나와서 그렇지 실제로 작업은 거의 2일간 총 7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제가 워낙 작업을 안전하고 꼼꼼하게 하는 편이라 시간이 더 걸렸네요.
우선은 천장쪽을 보면 도대체 몇 년 전에 시공한건지 모를 허접한 3구짜리 콘센트가 있습니다. 우선 제거해줍니다. 참고로 왼쪽에 저 색바랜 플라스틱 기계는 칫솔 살균기로 보이는데 제가 이 집에서 산 지 거의 십수 년이 되가는데 이 집와서 17년은 같이 있었던 물건입니다. 애초에 작동하는지도 모르겠고 뭔가 또 안두긴 허전해서 계속 있긴 했는데 일단 이게 벽에 걸린 형태로 매달려 있는거라 작업을 위해 다 제거했습니다.
참고로 여기 선들이 선 정리를 위해서 플라스틱 가이드(?) 가 나사로 벽에 박혀있어서 일부 선들은 제거 할 수 없었습니다.
제거한 콘센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사진이 좀 많이 흔들렸네요. 제가 이전에 폰 배터리 갈이하다가 카메라를 망가뜨리는 바람에 알리산 카메라로 바꿨는데 성능이 영 시원찮습니다 ㅜ ㅜ
보니깐 태흥전기? 라고 적혀있었던 거 같은데 옛날 시공할 때 많이 썼던 콘센트 같습니다. 너무 오래된거기도 하고 접지따윈 당연히 없으며 제가 밑에 물이 유입되서 쇼트가 날까봐 글루건까지 쏴뒀던 물건입니다.
정작 쇼트는 애먼데서 발생했지만요.
작업 방법이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 먼저 필요한 멀티탭과 누전 차단기를 먼저 나사로 고정하고 추후에 선을 잇는 방식으로 작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보시면 누전 차단기가 위 아래에 두개로 달려있는데 아래에 달린게 기존에 온열 기구 1개를 컨트롤 하기 위한 누전 차단기고,
위에 파란색 스위치로 보이는 것이 제가 이번에 새로 안전을 위해 단 고감도 누전 차단기 30A 짜리 입니다. 아까 타버린 화장실의 모든 전원을 책임지던 전선을 저 파란색 누전 차단기에 1차적으로 통과시켜서, 만약에 화장실에서 온열기구나 비데에서 쇼트나 누전 발생시 전체 전원이 차단되게 함으로써 안전 장치로 사용할 스위치 입니다.
평상시엔 계속 켜두면 되고 문제가 있으면 알아서 내려갈 겁니다. 다만 누전 차단기의 원리나 자세한 설명은 제가 전자쪽 전공자가 아니라 컴퓨터쪽 전공자라서 (사실상 비전공자) 드리지 못하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실 제가 작업하면서도 잘 하고 있나 의문이 들때가 많습니다 ㅎ;
일단 전원이 들어오는 쪽을 제외하고 멀티탭으로 들어갈 전선을 먼저 피복을 까서 누전 차단기 아래쪽에 연결해줍니다. 플라스틱 가이드로 나무 벽면에 박아서 선 고정도 해주고 케이블 타이로 선 정리도 미리 해줍니다. (조여 놓기만 하고 절단은 맨 마지막에 해둘 예정)
왜 아래쪽에 연결하냐 하면은 이번에 누전 차단기를 달아보면서 안건데 저 빨간색 네모로 표시한 곳이 전원측, 아래 파란색 네모로 표시한 곳이 부하측입니다. 쉽게 이야기 해서 전기가 들어오는 선은 전원측 위에 연결해야 하고, 그 전기를 뽑아먹어서 쓸
온열기구라던지, 멀티탭이라던지, 드라이기 같은건 아래 부하측에 연결해야 한다고 합니다.
현재는 저는 아래쪽 부하측만 연결한 상태입니다.
(1) 전원측과 부하측의 역접속은 불가
역접속을 하게되면, ELB가 트립되어도 증폭부에 전압이 걸린 상태로 유지되므로 내부의 사이리스터가 OFF되지 않고 계속 트립신호가 나와 트립코일이 소손된다.
출처 : 누전차단기 오동작 원인 및 오접속 / 산업안전보건공단 /
https://kosha.or.kr/kosha/business/shipbuildingb_a.do?mode=download&articleNo=79985&attachNo=60124
◎ 누전차단기를 역접속시 누전차단기를 전원측과 부하측을 바꾸어 접속하게 되면, 핸들조작(ON 또는 OFF)으로 회로의 통전(부하설비 전원공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지락전류(누전)발생 또는 테스트버튼으로 시험할 때, 트립코일이 동작하게 되면 누전차단기는 차단되어 회로의 부하에 전기공급을 차단하나 누전차단기 내부의 전자회로부는 계속적으로 전원이 인가되므로 트립코일에 계속하여 전류가 공급이 되고, 이로 인해 단시간 정격의 트립 코일이 소손됩니다. 즉, 역접속시 최초 1회에 대하여는 동작하나 조작전원이 지속적으로 내부회로에 공급되므로 소손되는 것입니다. 주) 역부착과 역접속을 구분하셔야 합니다.
출처 : https://cafe.daum.net/kescoutopia/48IK/29?svc=cafeapi
만약에 반대로 연결할 경우 누전 차단기가 기본적으로는 스위치의 역할을 하니깐 반대로 연결해도 통전(전기가 통하는 것)은 잘 됩니다. 스위치로써의 역할은 잘 기능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되면 안의 코일 같은 부품이 손상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마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누전 차단기로써의 기능이 망가질 수 있다는 의미인 거 같습니다. 제가 확인해봤는데 기존에 달린 온열기구에 연결된 누전 차단기가 전원측이랑 부하측이 반대로 연결되어 있더라구요 =ㅅ=..
잘못 연결된지 오래되서 뭔가 망가졌을 거 같은데 저저 번인가? 언제 쇼트났을때는 또 누전 차단기가 잘 작동을 했어서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어쨌던 가이드라인대로 하는게 좋아보입니다.
위로 전원이 들어오고, 연결할 것들은 아래쪽으로!
화장실에서 화장실 문쪽에 온열 기구 1개, 화장실 외곽쪽에 온열 기구 1개
총 2개를 사용하므로 멀티탭이 하나 더 들어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까 벽면에 고정했던 멀티탭에서 선을 하나 더 빼서 이어주면 됩니다.
선은 이런식으로 뺍니다. 저기 초록색 플라스틱 위에 올라와 있는게 이번에 새로 교체할 멀티탭입니다. 저기에도 굉장히 오래된 멀티탭이 3구짜리로 존재하고 있었는데 제거했습니다. 이번에 4구짜리로 업그레이드가 되었군요. 그래봤자 저기에 꼽을건 비데랑 온열기구 2개 밖에 없습니다만..
선 길이를 대충 맞춰서 잘라주고 저 멀티탭의 나사를 풀고 열어서 터미널 단자에 나사로 피복을 단단히 고정시켜주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XiaIH4KJS4
저렇게 원하는 전선 길이로 멀티탭이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참고로 천장 고정된 멀티탭에서 왼쪽 벽면으로 이동하는 멀티탭 선의 경우 다음과 같이 케이블 타이를 이용하면 깔끔하게 정리가 가능합니다. 저 유리 선반에 뭘 올려두면 선이 있는지도 모르게 됩니다.
이제 부하쪽, 멀티탭 작업이 전부 끝나서 위 빨간색 부분에 전원 (활선) 을 넣어주고 스위치를 올리면 끝나게 되는데요. 일단 당연하지만 전원측에 피복을까서 저 누전 차단기 전원측에 연결할 때는 안전을 위해 반드시 활선 상태가 아닌, 즉 전원 전기가 끊어진 상태서 작업을 해야 합니다.
쇼트가 발생했던 것도 멀리서 전기 선이 와서 화장실 쪽에서 피복이 까져 쇼트가 난 것이기 때문에 정말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멀리서 전기선이 온 곳을 잘 따라가면 전원이 어디에 연결 되어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저의 경우 따로 220V 플러그 형태로 만들어놔서 그냥 플러그를 뽑아주면 화장실쪽으로 가는 전원이 차단됩니다. 플러그를 뽑고 작업합니다.
이 아래에 보이는 회색 선이 문제의 그 선. 쇼트가 나서 파괴됐던 화장실쪽으로 들어오는 전원선입니다. 쇼트나서 탄 부분은 전부 자르고 불안해보이는 부분도 전부 자른 뒤 새로운 전선과 납땜해줍니다. 따로 언급은 안했습니다만 지금 까지 작업을 보시면 알겠지만 원래 있던 허접한 멀티탭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전선 역시 모두 튼튼한 선으로 변경했습니다. 교류는 어짜피 극성이 크게 중요하지 않아서 납땜을 할 때 선 색깔을 맞추는게 그렇게 중요하진 않아보이지만 그래도 선 색깔을 맞추는게 좋다고 어디서 줏어들은게 있어서.. 파란색 -> 흰색으로, 갈색은 -> 검정색으로 잇으라는 인터넷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고 똑같이 작업했습니다.
선만 꼬아도 될껀데 굳이 굳이 납땜을 한 이유는 아시겠죠? 선만 꼬아놓고 대충 검정 테이프로 감아놨다가 이 지경이 됐으니깐요. 기본적으로 전기가 들어오는 부분은 접촉이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스파크가 일어날 수 있고, 이것은 곧 감전 합선 화제의 위험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확실한 결착을 위해선 납땜하고 위 처럼 수축 튜브로 마무리 작업까지 해주는게 좋습니다.
당연히 선 2개를 잇어놨으니 큰 수축튜브로 감싸서 한 번 더 밀봉해줍니다.
(이거 선 잇기 전에 미리 수축튜브 연결해야지 선 다 납땜하고 연결한 뒤에는 수축튜브 못 넣으니깐 주의해야 합니다. 서-순이 중요해요 이래서)
수축튜브 자체는 물이 없는 곳에서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하나 여긴 화장실이라서 저 전선 안으로 물이 절대 들어가선 안됩니다. 따라서 테프론 테이프 및 검정테이프로 한 번더 여러번 확실하게 밀봉합니다.
이러면 전원선도 준비 OK. 피복만 까서 누전 차단기 전원측에 연결해주면 되겠네요.
선들 좀 정리해주고 피복 까서 전원측에 연결해주면 끝입니다. 저 선들 정리할 때 쓰는 플라스틱 가이드?의 정식 명칭이 뭔지 아직까지 몰라서 이렇게 부르고 있네요. 참고로 사진으로 딱딱 해서 일이 정말 수월하게 끝난 거 같지만 선 정리용 플라스틱을 나무 벽면에 박아야 하는데
나무 벽면용 나무 피스 (뾰족한 나사) 는 없고 콘크리트 뚫는 나사만 가득해서 나사 찾느라 한 세월 걸렸고 애초에 전원 선이 아래로 들어오는데 저걸 U자형으로 휘게 해서 전원측에 넣는거랑 또 부하측에서 U자형으로 선을 휘게해서 위 콘센트에 연결하는 작업이 굉장히 고통스러웠습니다.
전선이 너무 두꺼워서 잘 휘어지질 않더라구요. 지금 보면 케이블 타이로 부하측 두꺼운 선들을 묶어놨는데도 선들이 너무 두꺼워서 잘 휘어지지 않아서 조금 앞으로 돌출된거 보이시죠?
어쨌던 엄청 힘들었습니다,,,
전원선은 바닥면에서 이렇게 올라옵니다. 화장실 청소는 매번 하는데도 모든 것들이 다 오래되서 삭아 빠지기 직전이네요. 이번 전원선 쇼트는 그래도 교체하기 적절한 시기에 발생해서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 부분이 유일하게 물이 유입될 수 있는 부분이라 좀 불안하긴 하네요. 원래 선을 통째로 다 갈아내려고 했습니다만 선이 이미 바닥에서 타고 들어와서 실리콘 같은걸로 고정된 상태라 이렇게 잇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략 작업이 완료된 모습. 오른쪽 위 천장의 전원 콘센트는 보이지 않지만 전부 깔끔하게 정리되었습니다. 다만 교체한 전선이 워낙 두꺼워서 누전 차단기 2개쪽 선이 좀 난잡해졌단거 빼고는 만족스럽게 작업이 끝났네요. 후.. 고생한 만큼 잘 되야 할 탠데요. 이제 전원을 ON 해보겠습니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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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완료!
고감도 누전 차단기 테스트를 위해 테스트 버튼도 눌러봤는데 잘 작동하고 화장실의 전력이 모두 복구되었습니다.
장정 7시간의 삽질은 여기까지. 시험은 최근에 끝났는데 여전히 할 게 많네요. 그럼 다른 포스팅으로 찾아 뵙죠.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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